기타
바르바리아 오르간 - 자크 프레베르
류종택
2011. 9. 22. 15:53
나는 피아노를 쳐 한 사람이 말했다
나는 바이올린을 켜 다른 사람이 말했다
나는 하프를 나는 벤조우를 나는 첼로를
나는 피리를... 나는 플릇을
나는 또 따르라기를.
이 사람 저 사람 서로 끝없이 말했다
제가 연주하는 악기에 대해서.
아무도 음악을 듣지는 않았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끝없이 말하고
말하고 말하기만 했다
아무도 연주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쪽 구석에 있던 한 사람이만 잠자코 있었다:
"입 을 다물고 아무 말 도 하지 않는 선생님은
무슨 악기를 연주 하시나요?"
음악가 들이 그에게 물었다.
"나는 바르바리아 오르간을 연주 하지요
또 칼도"
지금껏 전혀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그 사람이 말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칼을 들고 나와
모든 음악가들을 죽여 버렸다
그리고 그는 바르바리아 오르간을 연주했다
그의 음악이 어찌나 순수하고
어찌나 생생하고 멋졌던지
지루함에 못이겨 누워 잠들어 있던
집주인의 어린 딸들이
피아노 밑에서 기어 나왔다
그애는 말했다:
"나는 바퀴를 굴리며 놀았어요
사냥군의 탄알을 갖고 놀았어요
돌차기를 하며 놀았어요
삽을 갖고 놀았어요
나는 엄마 아빠하고 놀았어요
앉아 있는 고양이 하고 놀았어요
인형을 갖고 놀았어요
나는 내 남동생하고
여동생하고 놀았어요
나는 헌병놀이를 하며
또 도독놀이를 하며 놀았어요
하지만 그것으로 모두 모두 끝났어요
나는 살인놀이를 하고 싶어요
바르바리아 오르간을 연주하고 싶어요"
그러자 그 남자는 그 어린 소녀와 손을 맞잡았고
그들은 도시로
집으로 공원으로 돌아 다녔다
그러면서 그들은 손이 닿는데로 사람들을 죽였다
그 뒤에 그들은 결혼을 하여
많은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첫째는 피아노를
둘째는 바이올린을
세째는 하프를
네째는 따르라기를
다섯째는 첼로를 배웠다
그러자 그들은 우쭐거리며 말하고 말하고
말하고 말하고 말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음악을 듣지는 않는다
그리고 모든것은 다시 되풀이되고 있었다!